평소 토너먼트에서 철저한 연습은 좋은 결과를 이끌어내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아무리 연습량이 많이 하더라도 그것이 실속이 있는지 없는지는 다시 말해 결과에 도움을 준 연습이었는지는 아닌지는 솔직히 잘 깨우치는 프로가 몇몇 없다고 생각한다.
굳이 보트를 띄우지 않고 워킹으로도 실속있는 프랙티스를 할 수도 있다고도 생각하고 10번을 프랙티스를 해도 손맛에 연연한 프랙티스를 했다면 그것은 헛수고일 뿐만 아니라 본대회 때 정작 잡아야할 배스까지도 미리 잡아버리는 오류를 범하게 된다.
올해 나의 성적은 계속해서 6등이라는 꼬리표를 달았었다.
물론, 오픈전에서 우승을 한 적이 있지만 정규전에서 만큼은 예년과 달리 단상이 어렵게만 보였었다.
매해 꾸준히 단상에 2~3번씩은 꼭 올라갔었는데 올해는 유난히 단상이 멀어보이고 어려웠었다.
슬럼프는 분명 아닌데 뭔가 잘못 풀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당연히 프랙티스도 지금 생각해보면 나의 테크닉에만 즉 배스를 잡는 방법에만
너무 치중한 그런 프랙티스였다고 생각한다.
배스가 있다면 잡아내는 것만큼은 그 누구보다도 자신이 있었지만 토너먼트는 배스를 잡아내는 것보다
더 중요한 요소들이 많다는걸 알아야 한다.
프랙티스를 하면서 서서히 그 느낌을 알아갈 수 있었다.
그리고 그동안 내게 부족했던 것이 무엇인지도 알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필드의 상황을 읽는 능력이다.
필드의 상황을 읽다
프랙티스를 하면서 그리고 3번째 프랙티스를 마친후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나름 많은 배스를 잡을수 있었는데 5마리의 중량의 합산이 4키로를 넘기기 힘들었다.
한계가 느껴졌다.
절망감도 함께 느껴졌다.
내 실력이 문제가 아니고 뭔가 다르게 풀어가고 있다라는 느낌도 강하게 들었다.
단상의 중량은 무조건 4키로를 오버해야하고 우승을 하기 위해서는 빅원 한마리가 또한 절실히 필요한데
그 기본적인 조건인 4키로를 넘기지 못하는 상황에서라면
그 아무리 배스를 많이 잡아낼 수 있다고 해도 테크닉이 뒷받침되어 준다고 해도
또한 정말 귀중한 빅원을 잡더라도 의미가 없는 것이다.
3번째의 프랙티스 이후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고
이제는 배스를 잡아내는 테크닉에 중점을 둘것이 아니라 필드의 상황을 읽고 키커 피쉬 1kg전후의 배스를 잡아내는 포인트와 여러 가지 흐름(날씨, 바람, 수온), 배스의 위치를 읽어내는 프랙티스를 해야겠다는
결론을 이끌게 되었다.
이번 대회에서 마치 막다른 길목에 들어선듯한 한계로 느꼈던 3번째의 프랙티스가 끝난뒤
내린 결론이 필드의 상황을 읽자였었고 이에 또다시 내린 결론은 초심으로 돌아가자.
처음 토너먼트를 시작했을 때처럼 가장 우승의 확률이 높은 지역 한 곳을 정하고
하루종일 그곳에서만 그것도 2번을 더 연습했다.
그리고, 한 번 더 연습을 할 수 있었던 어느날 드디어 키커 피쉬로 5마리를 잡을수 있는
즉, 최소 4키로를 넘어설 수 있는 필드의 상황을 읽어낼 수 있었다.
10년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기분과 함께 말로 설명하기 힘들지만 자신감과 흥분도 감출수가 없었다.
7번째 프랙티스
이제는 마무리를 할 단계이다.
짧은 시간이지만 그동안 많은 느낌이 교차했다.
절망감도 느꼈고 뭔가 풀려가는 실마리도 찾았고 단상에 갈 수 있을듯한 희망도 보이기 시작했다.
평택은 수위의 변화에 따른 배스의 활성도와 위치의 변화가 큰 필드이다.
이 날은 수위가 급격히 떨어져 평소의 수위 2.2m전후에서 40cm나 빠져버린 1.8m전후를 기록했다.
추석전이고 추석 대보름에 가장 큰 조수간만의 차이가 발생하여 미리 대응하기 위해 기록적인 배수가 이루어졌다.
그만큼 배스들의 이동도 커졌을 것이고 특히 상류의 얕은곳에 그동안 보이지 않은 물밑 커버들이 드러나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도 된다.
몇몇 포인트를 눈여겨 보고 일일이 사진도 찍고 GPS에 저장도 하고
보트포지션이 어떻게 해야 공략이 용이한지도 확인하였다.
이날의 프랙티스는 배스를 잡는 것보다도 이렇게 배스를 잡을수 있는 포인트를 찾고
아울러, 몇몇 포인트는 그동안 프랙티스의 확인차 배스의 존재만 확인하는 수준으로 마무리 지었다.
마지막 프랙티스
드디어 대회가 하루앞으로 다가왔다.
마지막 프랙티스인 만큼 철저하게 준비를 하고 확인해야할 많은 숙제들을 풀어야한다.
특히, 대회 전날 많은 비 그리고 급격히 차가워진 기온으로 위해 배스의 위치와 상태가 많이 바뀌었을 듯하다. 지난주의 수온이 27도였는데 보트를 띄워 수온을 확인하니 상류 18도 하류 21도로 수온이 10도 이상 급격히 떨어졌다.
순간 그동안의 프랙티스가 무용지물이 되지 않았을까 걱정이 되었으나 다행히 쉽게 쉽게 풀어 나갈수 있었다.
먼저는 수심 3~4m이 딮포인트를 메인으로 잡았던 곳을 확인하니 의외로 배스들의 위치를 쉽게 확인할 수 있었고 이 날은 바람이 매우 강하게 불어 배스의 활성도가 수온이 떨어진 것을 감안하고는 의외로 좋은 편이었다.
다만, 배스가 바닥에 있는 것이 아니라 중층에서 활발히 먹이활동을 하는 상태였고 스피너베이트, 크랑크베이트 등의 하드베이트 계열에서도 입질을 받고 배스를 잡아낼 수 있었다.
특히, 키로전후의 키커 피쉬는 그동안 생각했던 패턴대로 그리고, 오히려 바람덕분에 더욱더 쉽게 잡아낼 수 있었다.
그동안 염두해뒀던 포인트들마다 한 마리씩 확인하였는데 정말 한두번의 캐스팅만으로 모두 확인이 가능할 정도로 쉽게 바이트를 받아내었다.
물론, 이러한 상황은 나 뿐만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이다.
의외로 쉽게 잡힌다라는 반응과 중층공략을 못했던 선수들에게는 여전히 매우 어렵다라는
이면적인 반응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심지어는 6키로는 되어야 우승할 수 있다라는 얘기도 나오고
나도 내심 운좋으면 5키로는 가능하지 않을까라는 그런 기대도 하게 되었다.
쉽게 입질을 하지만 그 입질이 아주 간사하고 짧기 때문에 테클을 조합할 때
확실히 먹일수 있는 구성을 하지 않으면 입질에 비례하여 랜딩할 수 있는 배스의 수는 많이 틀려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의외로 쉽게 풀린 이유가 초속 4m/s이 바람인 덕택에 내일의 본대회에 바람이 불어주지 않는다면 현재의 상황이 많이 바뀔것이라는 걱정이 들기 시작했다.
다른 선수들에게는 바람이 낚시를 하기 매우 어렵게 만든 악재일수도 있겠지만
나에게는 바람이 불어주지 않는다면 키커 피쉬를 쉽게 잡기 힘들기 때문에 상황에 변화에 다른
대응책을 미리 염두해두어야 했다.
이로인해 이날의 프랙티스가 마친후에도 수시로 일기예보를 확인하며
아울러, 수위의 변화도 확인하면서 밤이 늦도록 잠을 이룰수가 없었다.
10시에 이른 수면을 취하기 위해 잠자리에 누웠음에도 많은 생각과 고민으로
거의 밤을 꼬박 새다시피하여 대회 당일을 맞이하였다.
본 대회 – PLAN ‘B’
그동안 가장 공을 들이고 가장 많은 프랙티스를 하고 가장 기대가 큰 대회의 아침이 밝아왔다.
붉은 아침노을이 정말 멋지게 하늘을 장식하고 대회장은 여러 선수와 협회 관계자들로 북적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기대하고 있던 바람은 전혀 불지 않는 상황이었다.
밤새 고민했던 것을 실제 눈으로 확인하고 보니 그 고민 끝에 내린 결론 중 정말 PLAN B를
실행해야할 듯한 불안감에 대회 아침에 급히 채비와 테클을 교체하였다.
기존의 플랜으로는 바람이 불어준다면 도두리 교각과 좀더 하류 수초섬 인근의 딮포인트(중류권)에서
네꼬리그 스위밍으로 800~900g의 배스를 잡는 것이다.
하지만, 바람이 불지 않는다면 이곳에서의 배스는 매우 잡기 힘들게 되고 시간 투자 대비 그 결과도 기대하기 힘들다.
아울러, 바람이 터지는 시간까지 무작정 기다리는 부담과 그리고 바람이 불지않는다는 최악의 상황까지도 벌어질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급히 리미트를 채우는 방법으로 전환해야하는데 그렇게 되면 최종 중량은 기껏해야 3키로 초중반으로 끝낼 수밖에 없다.
PLAN B는 빠르게 전체적인 상황을 파악한다.
그럼 대회시간이 1시간정도가 지난 상황이다.
많은 선수들이 아직 1착 포인트에 연연하여 쉽게 배스를 잡을 수 있는 다시 말해 누구든 다 아는 힛트 포인트들은 비어있는 상태이다.
이런 곳은 대회 후반부에 이동하면서 잠깐씩 들러서 배스를 교체하는 곳인데 딱 한 마리의 배스만 있는 그런 곳들이다.
이러한 곳을 빠르게 치고 나가면서 800에서 키로급의 배스를 잡아나가는 것이 바로 PLAN B이다.
출발순서는 31번.
출발순서도 느리다.
걱정이 더욱더 커졌다.
애써 태연한척 하고 긴장하지 않은척 했지만 그 어느 대회보다 간절함이 큰 이번 대회에서의 아침은 유난히도 말이 없었던 것 같다. 진지함 때문인지 다른 선수들도 쉽게 말을 걸지 않는듯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일본JB TOP50선수이자 필자의 오래된 일본 친구인 SHINGO상도 참석을 한 대회이다.
대회에 오기전부터 메시지로 현재의 필드 상황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는지 수시로 확인했던터라 오늘의 상황에 대해서도 간단하게 설명해 줄 수 있었다.
그는 어제의 프랙티스상황에서 큰 배스를 두 마리나 터트렸다면서 오늘은 반드시 잡아내겠다는 각오로
7키로는 되어야 우승하지 않을까라는 JB TOP50선수다운 통 큰 예상을 해
나의 머릿속을 더욱더 어지럽게 만들기도 하였다.
출발(상황파악)
1착으로 선택한 곳은 도두리 석축 수심 4m구간이다.
물론, 모든 선수들이 다 알고 있는 포인트이다.
나 혼자만 알고 있는 그런 특별한 포인트가 아니다.
1착 포인트의 귀중함이 더욱더 큰 대회이긴 하지만 나의 프랙티스는 필드의 상황을 파악하는 것이 일단 먼저이고 그뒤로 배스를 잡는 것은 나의 테크닉에 의존하는 것이므로 다 알려진 포인트이든 아니든 첫배스를 쉽게 잡고 못잡고가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내가 선점하지 못해도 이곳은 최소 2명은 들어갈수 있는 포인트이기 때문에 선점의 부담감이 적은편이다.
아울러, 아침 이른시간에 키로급의 서비스 배스도 기대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고 내가 메인으로 잡은 중류권 포인트들의 상황을 판단할 수 있는 맵핑 포인트같은 곳이기 때문에 이곳을 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