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9일 금요일 새벽 4시
부시시 눈을 뜨고 김학현프로와 김포공항으로 달린다.
회장님과 8시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10시 30분에 하네다공항에 도착, 대기하고있던 미니버스에
몸을 싣고 가와구치호로 달린다.
가와구치호로 가는 길에 휴게소에 들러 라면한그릇. 허걱! 12000원 이란다.
일본이 처음인 나에게 첫인상은 매우 깔끔, 깨끗하다는 것이였다.
어느덧 우리가 묵을 로얄호텔에 도착, 여장을 푼다.
가와구치호가 내려다보이는 전망좋은 방이다.
창문밖으로 보이는 가와구치호 전경.
이곳은 JB현 회장님이신 야마시타 회장 소유의 호텔이다.
3시쯤 JB회장님의 부름으로 JB본부로 가 조촐한 다과와 함께
서로간의 협회얘기, 한국배스협회의 발전할수있는 방법등등
좋은 말씀을 듣고 숙연해졌다.
JB!
현역선수만 1300명. 몇년전만 해도 2400명이었던것을 1000여명을 줄였다.
앞으로 1000명 이내로 줄이신단다.
우리는 줄여지는 300여명 조차도 안되는 선수들.
당연히 발전할수없는 여건이다.
협회가 많은것도 이유이기도 하다.
내년엔 2010년 angler of the year인 고모리,
2011년 angler of the year인 노무라를 한국게임에 보내주신단다.
하여튼 맘은 조금이나마 호수를 둘러보고 프랙티스도 좀 해보고싶었으나
어두워질때까지 대화가 오갔다. 김학현프로와 난 답답해졌다.
무조건 들러리 밖에 될수없는 상황인것 같았다.
한국에서 올때 feco(에코)마크가 있는 웜과 싱커등을
40여만원어치 준비해갔다. 그러기에 부족한 부분만 사려고
근처에 원업쉐드하면 생각나는 그 양반.
사와무라가 운영하는 카릴샾이 있어 낚시용품을 사러갔다.
사와무라가 운영하는 카릴샾.
20여만원어치 구매해서 나오는데 점원이 내일 토너먼트에 나가냐고해서
그렇다니까 "only pork worm!" 이라고 얘기한다.
구입한 포크웜
아뿔싸! 한국에서 가져온것은 다 무용지물이 되었다.
웜 달랑 4가지. 이곳은 그것밖에 없다. 망했다.
많은 걱정을 안고 숙소로 돌아와 김학현 프로와 답이없는 얘기를
밤늦게까지 나누었다.
게임 1일째.
15000원하는 라이센스를 끊고 대회장으로 출발.
김학현프로는 몸무게가 많이나간다는 핑계로 15피트 50마력 배스보트를
나는 12피트 9.9마력 깡통.ㅠㅠ
그래도 전에 왔던 선수들보다 좋은 대우란다.
뒷자리는 가이드 가또상이 있었고 나는 선수 데크판에 앉아서 운행한다.
이틀동안 나의 애마였던 보트
출발!!!
어디로 가야할지 막막하다. 지도상 지류가 표기된 곳으로 향했다.
저마력인 관계로 늦게 도착하여 이미 30여대의 보트가 포진하고있었다.
낄자리도 없고 다른 지류를 찾았으니 물이 말라 형체도 없다.
일단 내 스타일대로 낚시를 해본다.
노바이트. 11시경 얼핏 1키로 오바의 배스를 발견했으나
배를 발견하고 가버렸다. 그렇게 1일차는 노바이트 노피쉬로 끝을 맺었다.꼴등!!!
김학현 프로는 406g 1마리로 80여등을 하고 경기를 마쳤다.
어렴풋이 내일의 플랜이 서서히 수립되어갔다.
초반에 일본선수들과 선단을 이루어 1~2마리 잡은후 10시30분~11시사이에
빠져나와 쉘로우를 공략하는거였다.
게임 2일째
출발번호도 꼴찌라 선단에 낄자리도 없다. 2~300평되는 스팟에
보트는 5~60대. 일단 계획 수정.
어제 가보고 싶었던 곳으로 출발. 첫 포인트 도착.
일어나려는데 숨이 가파 제대로 숨이 안쉬어진다.
덜익은 떡국이 추위에 떨며 20분간 달리는 통에 체한것이다.
가이드 가또상이 등을 두들겨주고 헛구역질하고 누워있다가
앉아있다가 두들기고 누워있고 반복하기를 2시간. 9시 40분
그곳에서 억지로 30여분 낚시후에 시간이 되어서 어제 점찍어둔
포인트로 들어갔다. 10시30분경 섬주위를 둘러보니 1kg오버가 되보이는
배스가 유유히 지나간다. 캐스팅! 무관심하게 지나간다.
그래 됐다! 역시 11시 정도 되니 쉘로우에 붙는구나! 생각이 맞았다.
그래서 사람들이 눈여겨 보지않는 작은 포켓으로 들어갔다.
한바퀴를 돌아봤지만 노바이트.
포켓 외곽에서 20여분을 보내고 다시 들어왔다.
가이드 가또상이 안쓰러운지 선단이룬곳으로 가서 한마리라도 잡으란다.
다운샷을 쓰란다. 잠깐 흔들려서 다운샷을 묶는데 이게 말도안되고
한국에서 상상도 못하는 피네스.
싱커 1/8에 훅은 1호 웜은 4인치로 채비했다.
그랬더니 가또상이 1/32이나 1/64싱커가 없냐고 묻는데
이건 어이가 없었다. 그래서 할수없이 1/8싱커를 니퍼로 잘랐고
바늘도 더 작은걸 쓰라해서 없다했더니 자기껄 보여주는데
우리나라에서 피래미 파리낚시에 쓰이는 정도의 작은 바늘을 보여주며
이런걸 쓰라고 얘기한다. 플라이 바늘 16번이나 18번정도 되보인다.
라인도 2파운드 없냐고 하길래 가또상에게 나는 이런 낚시는 하고싶지않고,
남자는 한방! 강고꾸! 파워피싱! 이라고 외치며
내 낚시를 하고싶다고 다시 1/2 텅스텐 러버지그를 집어들었다.
다시 들어가 그곳에서 10여분을 했으나 입질이 없어
2인치 웜 카이젤을 위드사이에 집어넣는다.
거의 11시간만에 첫바이트. 순간 수초에 살짝걸려
톡톡 거리는 느낌. 이상해서 살짝 텐션을 거니 1500g정도의 배스가
수초사이에서 빠져나온다. 그런데 2인치웜의 반쪽과 지그헤드가
완벽하게 보인다. 챔질을 할수도 없어서 2차 흡입을 노리며
슬렉을 주는데도 퉤!하고 뱉으며 이내 사라진다. 가슴이 뛴다.
몇번을 더 운용하다 1/2 러버지그로 캐스팅!
강한 스트로킹을 하며 10여분쯤 지났을까 아까와 같은 작은 수초같은
걸림의 입질. 역시 챔질을 하지않고 텐션! 카이젤과 마찬가지로
1200g정도 되보이는 녀석이 트레일러에 한가닥만 물고 수초속에서 나온다.
다시 뱉어내고 그자리에 정지.
마이크로러버지그 스피너베이트 카이젤 등을 넣어봤지만 미동도 안한다.
다시 러버지그를 흔들자 눈은 돌아가지만 입은 열지않는다.
그러다 몸에 줄이걸려 멀리 내뺀다.ㅠㅠ
분명한건 두번다 스테이상황에서 바이트를 했다. 다시 러버지그로 훑어나간다.
역시 강한 스트로킹!!! 3~5초 스테이. 다시 스트로킹.
이렇게 반복한다. 10여분후 스테이 하고있는데 이전과는 다르게
'툭' 하고 친다. 강하게 챔질. 힘을 쓴다.
감격속에 랜딩!! 1326g 가또상이 '대까이'라고 외치며 플로리다 배스란다. 체고가 좀 높다.
그러나 시간이 십분도 채 안남아서 귀착한다..
꽝을 면하게해준 녀석
이젠 후회없다. 잔챙이가 득실대는 그곳에서 내가 하고싶은 낚시로
낚아낸 배스. 그들과 달리 많은 마리수는 아니었지만 조금 더 완성도 있게
준비했다면 해볼만하다고 느꼈다.
그 한마리로 2틀째 성적이 31위
종합성적 77위
그리 잘하지는 못했지만 나름 만족했다.
사실 그들에게 배울점을 몇가지 느꼈다. 작은 호수에서 열한번의 게임.
랜탈보트 배싱. 워킹 배싱. 이런 엄청난 프레셔에서 그걸 극복하기 위한
진화되는 낚시방법. 내가 상상 못할정도의 피네스 피싱.
개폐회식때 한시간이상 긴 시간이지만 누구하나 담배나 서로간의 잡담이 없다는점.
입상자들의 그날 낚시에 대한 인터뷰에도 1인당 20여분정도 하는데도
불구하고 1위까지 얘기하는동안 눈망울이 초롱초롱하게 경청하는
진지한 모습. 우리의 그것과는 사뭇 달랐다.
의자도 없이 한시간 이상을 조용히 경청하는 선수들
우리도 이런 문화는 어서 정착했으면 한다. 돌아오는 비행기안에서
많은 생각들이 지나간다. 글로 쓸수 없지만 복잡한 생각들.
이제 우리도 많지않은 프로배서, 많은 협회.
우리도 그들처럼 하나의 협회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다.
아니면 서로의 리그를 다 뛸수있는 여건이 되어서 프로배서의
설자리를 만들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
박한종프로님의 말씀이 생각났다.
"협회가 없으면 선수도 없다."
프로배서! 지금 우리가 할 몫이 많다.
이런저런 씁쓸한 생각에 안타까워 한숨쉴때쯤 착륙을 알리는 기내방송이 흘러나왔다.
성원해 주신 KB 회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이 게시물은 사무국님에 의해 2013-12-05 16:07:04 자유게시판에서 이동 됨]
